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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세대를 위한 프리미어리그 추억 구단들(블랙번, 리즈, 아스날)

by 돋보경 2025. 4. 18.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프리미어리그를 사랑했던 3040세대의 축구팬들은 단지 승패를 넘어서 구단의 개성과 철학에 매료되었습니다. 그 시절, 밤을 새워가며 중계를 보던 기억, 월요일 아침 학교나 직장에서 나누던 전날 경기 이야기, 이 모든 기억 속 중심에는 블랙번 로버스, 리즈 유나이티드, 아스날 같은 구단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하거나, 변화를 겪고 있는 이 팀들이지만, 그 시절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여전히 ‘추억의 강호’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그 세 구단의 전성기와 상징성을 돌아보며, 우리가 왜 그들을 잊지 못하는지를 함께 이야기해봅니다.

1. 블랙번 로버스: 작은 도시가 만든 위대한 반란

블랙번 로버스는 한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드라마를 써낸 팀입니다. 1994-95 시즌, 대형 구단들의 독주 속에서 블랙번이 리그 우승을 차지한 사건은 EPL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순간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케니 달글리시 감독의 지휘 아래, 블랙번은 그야말로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그 중심에는 ‘전설’ 앨런 시어러가 있었습니다. 그는 단순한 스트라이커가 아니라, 상대 수비의 악몽이었고, 팬들에게는 승리를 상징하는 이름이었습니다. 시어러는 34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르고, 크리스 서튼과 함께 ‘SAS’ 콤비로 불리며 무서운 공격력을 자랑했습니다.

 

마지막 라운드, 맨유가 승리를 했지만 블랙번이 리버풀에게 패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을 때, 작은 도시가 잉글랜드를 흔든 순간은 영원한 전설이 되었습니다. 이후 블랙번은 기대와는 달리 점점 하락세를 탔고, 강등과 재정 문제를 겪으며 현재는 챔피언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한 시즌, 그 한순간만으로도 블랙번은 축구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우승은 돈이 아닌 팀워크로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남긴 대표적인 팀입니다.

2. 리즈 유나이티드: 다시 돌아온 백색 군단의 투혼

리즈 유나이티드는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공격적인 축구와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들로 EPL과 유럽 무대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UEFA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진출한 팀의 핵심은 해리 큐얼, 마크 비두카, 리 잉글, 앨런 스미스, 그리고 젊은 리오 퍼디난드였습니다. 이들은 당시 EPL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직선적인 축구를 구사했고, 경기 하나하나가 드라마였습니다. 데이비드 올리어리 감독은 공격 축구를 고수하며 팬들에게 시원한 경기를 선사했습니다. 3040세대는 리즈를 보며 ‘강팀’의 새로운 정의를 배웠습니다. 그들은 맨유, 아스날, 리버풀과 대등하게 맞섰고, 매 경기에서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재정 악화와 경영 부실로 팀은 추락하기 시작했고, 2004년 강등된 뒤 16년간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그 공백은 팬들에게 아쉬움 이상의 상실감을 주었고, ‘리즈의 몰락’은 하나의 교훈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지휘 아래 리즈는 다시 EPL로 돌아왔습니다. 비엘사의 전술은 리즈의 색깔을 되살렸고, 3040세대는 추억 속의 리즈를 다시 만나는 감동을 경험했습니다. 비록 현재 다시 챔피언십으로 내려갔지만, ‘백색 군단’의 투혼은 여전히 EPL의 중요한 역사로 남아 있습니다.

3. 아스날: 예술과 승리의 경계에 있었던 팀

아스날은 3040세대에게 단지 ‘강팀’이 아니라, 아름다운 축구를 했던 팀으로 기억됩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1996년 부임하면서 시작된 아스날의 황금기는 그 시절 축구팬들에게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벵거는 프랑스식 전술, 과학적인 훈련, 선수 관리 등을 EPL에 도입하며 전통적인 영국 축구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시즌은 2003-04. 리그 전 경기 무패 우승을 달성하며 ‘인빈서블스’라는 명예로운 별칭을 얻었습니다. 티에리 앙리의 예술적인 골, 패트릭 비에이라의 리더십, 피레스와 융베리의 측면 돌파, 솔 캠벨의 강력한 수비는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었습니다. 그 경기를 본 사람들은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입니다.

 

그 이후 아스날은 새로운 구장(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으로 이전하면서 재정적 제약 속에 리그 우승과는 멀어졌지만, 여전히 ‘축구는 예술이다’라는 철학을 상징하는 팀으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 체제에서 다시 부흥을 꿈꾸고 있으며, 어린 선수들의 재능과 조직력이 어우러지며 새로운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3040세대는 벵거의 아스날을 통해 축구가 단지 이기기 위한 게임이 아닌, 보는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결론: 추억 속 그 시절, 지금도 우리 곁에

블랙번, 리즈, 아스날. 이 세 팀은 단순히 과거의 구단이 아닙니다. 이들은 3040세대 축구팬이 ‘축구를 사랑하게 만든 이유’이자, 삶의 일부로 자리했던 존재입니다. TV 중계를 기다리며 시간을 맞추고, 친구들과 팀 이야기를 하며 웃고 울던 그 시절은 단지 추억이 아닌,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축구 팬덤의 뿌리입니다. 시간은 흘렀고, 팀의 전력도 변했으며, 리그의 판도도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 우리가 느꼈던 감동, 열정, 환희는 변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추억의 이름이 된 이 팀들이, 언젠가 다시 EPL 정상을 두드리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3040세대의 마음속엔 여전히 그들이 ‘현재 진행형’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